'부채의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1/16 참회 (6)

참회

from 사유 2007/11/16 01:55

좀 더 생각을 정리해야 될꺼 같은데 이런건 삘 받았을 때 까먹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놔야겠단 생각에 몇 자 쭈그린다


반성이라면 반성이랄까
회개라면 회개랄까

좀 했다



나의 생각과 말과 이상은, 내 삶과 거리가 좀 멀어져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와버린거 같다
생각해보니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은데 인정해버리고 나니 차라리 쉽다

나는,
예수의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라는 말씀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살리라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
예수의 이웃은 세리와 과부와 고아와 강도 만난 자였다
나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 살고 있나

내가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렇다
소위 이 사회의 소외된 자들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
그런 사람들의 이웃이 되고 그런 사람들이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게 진짜 정치라고,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사랑하는 것이 진짜 정치라고 생각했다

나의 모교 고등학교의 현판은 영어로 이렇게 쓰여져 있다
'Seoul Science High School for Gifted Students'
재능있는 학생.. 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나는 선물을 받은 자라고 생각했다
내 친구들은 등록금 걱정을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
그 때마다 나는 국가에, 이 나라 국민에게 빚을 지며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나는 잊지 않았다

결코 내가 잘나서 내가 잘 해서 이렇게 산다고
혜택을 받으며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빚진 자다
나는 은혜에 빚지고 사랑에 빚지며 살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내 삶은 이러한 생각과 동떨어져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봄에 넥슨에서 좋은 월급 받으며 한창 즐겁게 일을 하면서 여윳돈이 남아서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왔다
갈만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카드 한도까지 늘리면서 꽤 많은 돈을 들여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

지난 겨울에 고민 고민하면서도 한 벌에 10만원이 넘는 니트를 산게 마음에 남는다

백화점에서 고가의 옷을 몇 벌씩 쇼핑하는게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거라 생각하며 옳다고 생각했다

펀드 해서 쉽게 번 돈으로 고가의 카메라 장비를 사면서 마음에 좀 찔리는 감이 있는 것을 모른 체 했다


위선자다

내 행위의 문제라기 보다는,
본질이 문제다
나는 이렇게 사는 동안에 내 이웃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저렇게 하는 동안에,
내 마음도.. 내 몸이 그들과 떨어져 있듯이 떨어져버렸다
나는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었다
말로는 그럴 듯하게 떠들면서
정작 내 삶은 나만 생각하면서 사는 삶이었다




괴로운 건 이거다

내 삶에는 진정성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말하는 대로,
난 살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골프치러 가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판단했다

저질이다
최악이다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잊지 말아야겠다
간디처럼 내 삶이 내 메시지가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

내 이웃이 내 삶에 함께 하지 않으면 그들은 객체가 된다



진정성...

이 단어 너무 쉽게 보고 있었다




integrity.


2007/11/16 01:55 2007/11/16 01:5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7/11/16 05: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 카메라 다 파는거야. !!

  2. coorisutal 2007/11/17 22: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토닥토닥..♡

  3. 비밀방문자 2007/11/18 00: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jooddang 2007/11/18 22:52  address  modify / delete

      허허
      나는 그저.. 이렇게 좋게 생각해주시니 고마울 따름..
      더 똑바로 살라는 뜻으로 알고 정신차릴께 ^^
      너가 이렇게 격려해줄 때마다 큰 힘이 된다 고마워

      그리고, 너의 선택은,
      물론 아쉬움이 좀 남기는 하지만.. ㅋ
      기대가 된다
      잘 할꺼야
      뭐, 내가 이야기한거는 다음에도 기회가 또 있으니까 길게 보고 가자
      너에게 가장 적당한 타이밍에 하게 될꺼야 ;)

  4. 비밀방문자 2007/11/20 17: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jooddang 2007/11/24 01:30  address  modify / delete

      당신은 이미 너무나도 잘 하고 계십니다요 우후후
      내가 배울게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