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퍼가실 때에는... |  주인장

윈더미어에서 3일 일정을 잡아서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이따 저녁에는 에딘버러로 올라간다
자, 오늘도 힘내서 다시 좀 다녀보자
어디를 갈까… 하다가 Grasmere로 올라가기로 했다



오호… 떠날 때가 되니까 날씨가 풀리나.. -_-



역시 유랑 여행기에서 그라스미어의 Sarah Nelson's Gingerbread를 먹고 뿅 갔다고 한걸 봤다
이런 지역 특산물 한 번쯤 맛보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한 입 베어먹는 순간…!!!!!



아 씨바 또 낚였다 ㅠㅠㅠㅠㅠㅠ
진저가 조낸 강해서 이건 뭐 영 먹기가 힘들다 ㅜㅜㅜ
아 씨 이게 뭐가 맛있다고 ㅠㅠ
나도 낚을까 했지만 워낙 심성이 착해서… 
기호에 따라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서 구매하기 바람…







윈더미어도 그렇고 앰블사이드도 그렇고 그라스미어도 그렇고 잠깐 한 번 슥 산책 다니면 마을 한 바퀴 다 돌고도 남는다
역시 자연 속으로 다시 트레킹을 가야 하겠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우체국 앞을 지나다 별 생각없이 엽서를 보는데, 어라, 산 밑에 호수가 있는게 이쁘네 ㅎㅎ
옆에 아줌마한테,

아줌마, 이거 어디 있는거지 알아염?
어디 보자… 아 이거슨 Langdale Pike라고... 저기 저쪽 Elterwater 지나서 가면 됨 ㅎㅎ 근데 거기 버스 없어서 왔다갔다 하기 좀 힘들껄 딴데 가는게 나을 듯
아항.. 포기해야겠당 ㅋ 오키 땡큐 ㅎㅎ

하면서 떠나려는데 우체국에서 아저씨가 나온다
아줌마가 우리가 하던 이야기를 해주니까,

어? 그래? 우리도 ##&*$ 가려면 Elterwater 근처 지나가잖아. 가다가 떨궈줄까?
그럼 감사하긴 한데,, 그럼 나 돌아올 땐 어떻게 함? 거기 버스도 없다면서…
우리가 일이 3시에 끝나니까 그 때 마을 근처에서 만나면 되지 윈더미어까지 다시 태워줄께
오 레알이심??? ㅎㅎ 짱 감사!!!





역시 시골인심 ㅎㅎㅎ
이 맘씨 좋은 아저씨가 차 태워주심 ㅎㅎㅎ
 


오빠 나 얼짱각도로 찍어줭 ㅋㅋ 



그렇게 차를 얻어타고 Elterwater 까지 갔다
본의 아니게 히치하이킹을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반 배낭 여행객으로서는 올 엄두를 내기 힘든 마을이다 ㅎㅎ



아 근데 이게 비극의 시작이었을 줄이야…. ㅋㅋㅋ
긴 하루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 마을에서 Langdale Pike 까지 약 2~3마일만 걸으면 된다고 해서 얼마 안걸릴줄 알았지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햇볕도 쨍쨍한 것이 날씨도 좋고
걸어가는 길도 이쁘고 
좋은 사람도 만나고
아 참 좋은 날이로구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의 마지막이 이렇게 좋네 ㅎㅎㅎ



라고 생각하면서 걷고…



걷고…



소 출몰 조심 표지판을 보면서 걷고... 



저지 벗어던지고 걷고...



또 걸었다… -_-;
근데 왜 안나와!!!
3마일이 생각보다 길구나 ㅠㅠ 


Langdale Pike 근처 마을까지 왔을 즈음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다시 한 번 접했다 -.-



저 높은 산을 타야 한대......... -_-;;;; 저 산너머에 있다고...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Langdale Pike에서 pike가 나는 호수를 말하는건줄 알았는데,, 산봉우리라고.. -.-; 아으 나으 무식함이여....
저 산을 타야 하는거구나...



또 다시 고민...
1시간 정도 등반해야 한다는데... 산을 타게 되면 절대 3시까지 그 마을로 못돌아감..
고민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지르기로 했음 -_-
여기까지 와서 그 호수 못보고 가면 억울해 미칠꺼야... 
나중에 마을로는 어떻게 돌아가지? 나중에 생각하자.. 대충 히치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대책없는 생각... -_-;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산 없지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산만 높다 하네... 산을 타는 중에 중학교 때 배운 시조가 생각났다 -_-;; ㅋㅋㅋㅋ 정신 나간 듯 ㅋㅋㅋ



중간에 좀 쉬면서 마을에서 사온 에일 한 병...



나 혼자 외로이 산을 타는 줄 알았는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산을 타고 있었다
등반 가이드 왈,

너 길 잘못 들었음 ㅋ Langedale Pike 보려면 저쪽 길로 가야 하는데 너 일루 오면 한 2시간은 돌아서 가야 함 ㅋㅋㅋㅋㅋ
레알? ㅋㅋㅋㅋ 아 씨발(요건 한국말로)... ㅋㅋㅋㅋ

아 젠장... 갈 때까지 가보자...



그래도 오늘 날씨가 무진장 좋아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구나 이런 날 정말 흔치 않은데 말이야 ㅎㅎ 



기분좋게 병을 끝까지 비웠다





옆에서는 계곡을 따라 폭포가 흐른다



내가 생각할 때 등반의 묘미는, 능선을 타고 넘어 올라왔을 때 그 뒤로 펼쳐지는 탁 트인 지평선... 또 다른 스테이지가 보이는 바로 그 광경에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 때 뒤에서 훅 불어오는 바람....
요런 것들이 상쾌함과 짜릿함을 일으킨다 ㅎㅎㅎ 



대충 정상 근처에 오니까 호수가 보인다!!!
참고로 저런 조그만 호수는 Tam 이라고 부른다... 이것도 몰랐다능.. ㅠ 



정상에서 사진 한 컷 ㅎㅎ


정상 근처에서 한 무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만났는데,, 가는 길이 비슷해서 동행을 하게 되었다
재미있었던건!!


요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의 딸래미가 한국 사람이랑 결혼했다고 ㅋㅋㅋ
우악!! 인연도 이런 인연이 ㅋㅋㅋㅋ 시골마을 산에서 우연히 만난 영국인 부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위가 한국인이야 ㅋㅋㅋ
사위는 코리아 헤럴드에서 기자를 하고 있고, 딸은 한양댄가 경희대에서 교수하고 있다고 한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할머니가 말해준 이름이랑 똑같은 이름의 기자가 진짜 있네 ㅋㅋ
완전 신기함 ㅋㅋㅋ 
메일로 안녕하세여 님 장인이랑 장모님 만났습니다... 함 보내봐야지 ㅋㅋㅋㅋ 
요 할머니 할아버지 참 유쾌하고 재밌게 사시는 분들이었다
완전 젊게 살고 ㅎㅎㅎ
얼마 전에 손녀 보러 한국도 갔다왔단다
같이 일하는 분들과 종종 이렇게 등산도 하고 다니고 ㅎㅎㅎ 



산 정상 돌무더기 사이에 있는 인형들 ㅎㅎ 



다시 산을 내려가면서 tam 근처로 갔다 



우어 ㅎㅎㅎ 드디어 미션 콤플리트구나 ㅎㅎㅎㅎ
요거 보려고 두어시간을 걷고 또 두어시간 등반을 했음 ㅋㅋㅋㅋㅋ 



어쨌든 뿌듯하다 ㅋㅋ 조낸 피곤하긴 하다만 ㅋㅋ 
젠장.. 다들 등산화 신고 있는데 나만 스니커즈 신고 신발 다 망가지고.. ㅋㅋ 



옆서에서 본 사진이 대충 요거랑 비슷했음 ㅋㅋ





문득 이 바위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교차했다
이 바위는 여기서 수만년을 버티고 서 있었겠지
비맞고 우박맞고 이끼 끼고 사람들 발에 밟히고 양똥을 맞으면서...
자연의 커다란 그림자 앞에 가려지는 느낌이었다
사람으로서 살아가다가 사라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노르망디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자연의 광활함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스무살때는 세상을 삼킬 것 같았는데 겸손해지는건지, 현실 앞에 작아지는건지...



산을 내려오는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너 에딘버러 가는 기차가 몇 시라고 그랬지?
저녁 7시
그럼 지금 여기서 가면 늦겠네?
ㅇㅇ
대책 있음? ㅋ
없음 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이새퀴 대책없는 넘이네... ㅋㅋㅋ
ㅇㅇ 그런 듯 ㅋㅋㅋㅋ
쪼개지마 ㅋㅋㅋ
죄송 ㅋㅋㅋㅋㅋ

참으로 친절하시게도 윈더미어까지 직접 차태워 주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이 은혜는 잊지 못할 듯 ㅠㅠㅜㅜㅜ
david, trish, thank you so much!! xD



윈더미어에 와서 양들 보면서 계속 군침 흘리다가 가기 전에 결국 양 스튜 먹고 간다 ㅋㅋㅋㅋㅋ 



오늘 하루가 정말 피곤하고 예상치 못한 등반을 하게 되어 더욱 길었다만 ㅎㅎ 
중간에 준비라도 된 듯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같이 즐거운 시간들도 보내고 도움도 얻고 덕분에 무사히 기차도 탈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하루 
이제 스코틀랜드로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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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risutal
우와 진짜 진짜 짱이다! 차 태워주신 분 하며, 산에서 만난 노부부며...우와.....;ㅁ;
부럽다 오빠야아ㅠㅠ 나도 여행하고 싶다..흑흑.....
2010/05/27 18:01
다 때려치고 뛰쳐나와!!!! ㅋㅋㅋ 레알 진심임 ㅋ

2010/05/30 10:08

비밀댓글입니다
2010/05/28 23:59
ㅋㅋㅋ 그래서 사실 나중에 하이랜드에서 좀 질리긴 했음.. ㅋㅋㅋㅋㅋ 아 진짜 바보같네 ㅋ
언제 갈진 아직 몰겄다.. ㅋ

2010/05/30 10:09

여행의 묘미네요.
참 여행을 제대로 하시는듯....
근데, 첨에 차태워 주셨던 우체국 부부(?) 는 나중에 마을에서 다시 픽업할려고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을런지..
오지랖넓게 괜히 걱정이 되네요. -ㅅ-
2010/06/13 17:17
안그래도 그거때문에 저도 좀 죄송했습니다 ㅠㅠ
저야 어떻게 좋게 잘 되었지만 그 분들이 많이 기다리셨을까봐 ㅠㅠ;;
이 때가 정말 여행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때중에 하나였던거 같아요
naiads님도 여행하면서 좋은 인복 많기를 바랍니다! :)

2010/06/1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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