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퍼가실 때에는... |  주인장

요 며칠 사이에 눈이 대박 많이 왔다
서울에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인거 본 것도 참 오랜만이다 싶은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눈 오는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우리 아파트 앞에 쌓인 눈을 치우고 계신 일하시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엄마랑 누나랑 같이 집 앞에 쌓인 눈들을 길가로 치웠던 기억이 난다
오래 방치해두면 얼음처럼 얼어서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얼른 얼른 치워야 했다
추웠어도 눈치우는 것도 하나의 놀이였다
누나한테 장난도 치고

근데 요즘은 눈을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돈을 받고 눈을 치운다
왜 눈을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어야 할까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서비스화 되고 있는 시대라 그런가
내 집 앞 눈을 내가 치우는게 그렇게 귀찮고 짜증나는 노동인가
그 아주머니는 자기 집 앞 눈도 자기가 치우겠지?
돈 받고 남의 집 눈 치우는 것과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우는 것이 같은 기분일 수는 없을테다
서로 얼굴 잘 보지도 않는 아파트 주민들...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인사하면서 같이 눈치우고 운동도 하고 좋지 않나
놀이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일이 되고 있다
과연 이렇게 모든 것이 서비스화 되고 돈으로 사는 사회가 더 좋아지고 발전되고 있는 사회일까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이러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겠지
눈을 즐기는 사람과 그 눈을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는게 당연한 것이라고
잠깐 스쳐지나가는 그 3초간 마음이 좀 그랬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저 바쁘게 지나갈 수밖에 없는 나도 똑같은 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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