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퍼가실 때에는... |  주인장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이 기반부터 흔들렸다.
곧바로 감옥 문이 모두 열리고 죄수들을 묶고 있던 쇠사슬도 다 풀렸다.
간수가 잠깨어 일어나 감옥 문이 모두 열린 것을 보자 죄수들이 도망친 줄로 생각하고 칼을 뽑아 자살하려고 했다

그 때 바울이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 몸을 상하게 하지 마시오! 우리가 다 여기 있소!"

간수는 등불을달라고 하더니 부리나케 달려 들어와 부들부들 떨면서 바울과 실라 앞에 엎드렸다.
그러고는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오면서 물었다.
"선생님들, 제가 구원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참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상황이 역설적인 것이, 감옥 간수가 죄수에게 '내가 어떻게 하면 구원받을 수(be saved) 있겠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다
being saved를 구할 것은 간수가 아니라 죄수이다
하지만 상황은 역전되어 있었다
이 이야기가 말해주는 바, 사람은 눈에 보이는 현실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직감적으로 깨달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초현실적인 감각은 아마도 인간의 DNA 속 어딘가에 저장되어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이 감각은 인간의 오감에 밀려 어딘가에 먼지만 쌓인 채 썩어가고 있다가, 핀치에 몰렸을 때 끌어올리는 인간의 극한의 힘이 이 감각을 되살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인간들은 훈련을 통해 이 감각을 특별하게 발달시켜놓기도 하고

간수는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어떻게든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 절박함이 먼지가 켜켜히 쌓여있던 초현실적 감각을 깨닫게 해주는 유전자를 발동시켰을 것이다
간수는 그 감각을 통해 직감적으로 느낀 것이다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래서 감옥의 모든 문이 열리고 죄수들을 묶고 있던 쇠사슬이 풀린것을 확인했을 때,
그런 상황에서 바울이 자살하지 말라고 말리는 그 모습을 보았을 때,
나의 몸과 영혼은 비참한 가운데 있고, 비록 나는 저 사람보다 위에 있는 간수이지만, 어쩌면 나를 이 비참한 상황 가운데에서 건져줄 수 있는 이는 저 죄수일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상황은 눈에 보이지 않는 초현실적인 무언가의 지배를 받는 상황하에 있고,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모든 상황을 훤히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눈을 뜨듯이, 순간적으로 본질을 파악한 순간이었을테다


그들이 대답했다.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러면 당신과 당신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황은 간단하게 종료가 되었다
매트릭스를 만든 자와의 연대가 매트릭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고리를 제공해준다는 것
이 유대는 강력한 것이다
현실을 뛰어넘는 차원의 유대감
인간과 인간 사이에 맺어지는 유대감은 어쩌면 피상적인 한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고, 이 유대감이야말로 보다 본질적인 것일테다
그리고 구원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선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는 것, 그 피안의 세계를 믿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세계를 만든 존재가 '신'임을 인식하고 그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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