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때 생물써클에 속했었다
고등학교 써클이 많고 많지만, 생물동아리는 각별했던 것이, 매년 한두 차례 채집여행이란 것을 간다
주말을 이용하여 1박 2일로 가는데 한 번 가게 되면 이것저것 많이 배우기도 하지만 고기 구워먹고 놀면서 많이 친해진다
애들끼리도 친해지고 선생님하고도 친해지고
졸업 후에는 친근해서 생물과 선생님들을 으레 ~~형 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난 선생님들한테도 건방지게 잘 앵겨붙고 까불까불거려서... 엎어치기를 당한다든가 헤드락에 걸린다든가 니킥으로 찍힌다든가... 하는 뭇매(?)의 주요 대상이었다
내가 심심하면 생물과 교무실에 가서 소파에 드러눕다가 맞고.. 장난치다가 또 맞고... 채집여행 가서 고기 안익었는데 쳐묵쳐묵 한다고 맞고...
그러한 선생님의 매란, 맞아도 별로 아프지 않은 것이 사랑이 담뿍 담겨있기 때문에...
(그래도 아프긴 아팠다)
이런 추억들이란 그저 즐거웠다, 재미있다, 라는 몇 마디 말로는 표현 못할, 잔잔함과 따뜻한 온기가 가슴 한 켠에 온전히 남아있다
그랬던 고등학교 은사님 한 분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웹을 통해서 병상에서 쓰신 편지를 읽었는데 마음이 참 그렇다
이 선생님은 손이 단단해서 꿀밤을 맞으면 많이 매웠다 나를 직접 수업시간에 가르치신 적은 없었지만 생물과 사무실에 오가면서, 채집 여행을 같이 가면서 친해졌었다
그 온화한 미소와 한 마디 한 마디 따뜻했던 말씀들이 참 좋았던 분이다
문안을 가도 그다지 크게 도움이 안되고 하니 그저 마음으로 응원해달라 하셔서 찾아뵙기도 망설여진다
졸업 후에 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이 죄스럽다
선생님이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