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하일권의 신작
적절한 병맛에 재미있다 ㅎㅎㅎ
내 평생에 가장 심장이 벌렁벌렁 벌렁거려 하던 때를 생각해보면,, 몇 가지 떠오른다
그 중에
가장 기분 좋게
희망과 기대와 부푼 가슴과 벌렁거림의 절정은
열 아홉 겨울 나 홀로 미국으로 날랐을 때였다
두 살때 미국에서 살았다지만 기억이 날리 없고...
사실상 처음으로 미국으로 가던 때였다
게다가 나 혼자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었다
그 설레는 마음
공항에서 출국 수속 절차를 밟는 순간부터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처음 발을 내딛던 순간,
그 긴 통로를 따라 쭈욱 걷던 그 길 내내
내 심장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쿵쾅거렸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나한테는 새로운 것이었고 처음 밟는 땅이었고 도전이었다
열네시간의 비행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저 새롭고 신기하고 즐거웠다
외국인들과 내가 영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눈이 마주쳤을 때 지어주는 작은 미소 하나, 전혀 모르는 사람임에도 문을 열고 내가 지나가도록 배려해주는 작은 친절 하나, 모든 것이 새로운 충격이었다
백팩에 크로스로 맨 지갑 가방에 한 손에 캐리어까지 든 채로 그 긴 통로를 쭉 걸어갔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많은 기억들이 소실되었음에도 이 때만큼은 정말 강렬하게 인상에 남아있다
공항에서 처음 만난 맥도날드에서 미국에서 영어로 주문해서 초코 선데를 사먹은 기억도 난다
여직원이 계산을 잘못해서 거스름돈을 적게 줘서 가다 말고 다시 돌아서서 영수증 들고 따져서 거스름돈 마저 받아내고 뿌듯해 했던 것도
역시 산수는, 계산은 한국인이 더 잘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것도
그 두어 달간의 여행은 아마 내 평생 가장 심하게 심장이 뛰었던 가장 길었던 기간이 아니었을까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 때의 그 처음이라는 긴장감, 순수했던 마음과 열정...
열 아홉만의 특권이었을테다
요즘도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가슴이 뛴다
즐겁다는걸까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왜 너의 좋은 능력을 그렇게 제한하고 가두고 썩히려 드냐고
그것만 하기엔 시간 아깝다고
그렇지만 새로 시작하는 이 일들이
나에겐 나름 즐겁고 신선한 일들이며
즐겁다
한 발짝 한 발짝 어떻게 되어갈지 모르는 이 기분이
마냥 행복하고 들뜨지는 않지만,
즐겁다
아직은 괜찮다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봐도
고작 스물 여섯이니까 ㅎㅎㅎ
이 두근거림과 긴장과 자극을 따라 살다보면 그 끝은 어디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계속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아직은 돈을 좇으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 인생의 쓰린 맛을 덜봐서 그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