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퍼가실 때에는... |  주인장

호치민에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가 한시간 반 가량 딜레이 되는 바람에 호치민 공항에서 루즈하게 죽치고 있다가 피곤한 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창가쪽 자리였지만 내 옆에는 창문 대신 공구리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륙할 즈음에는 이미 시간이 늦어서 어둠이 조금씩 깔리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비행기는 내 등에 가벼운 압력을 주면서 날아올랐다. 


왠지 모르겠는데 - 아마 철이가 옆에 있어서였을까 - 고2 겨울방학, 처음으로 혼자 미국 여행을 떠날 때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땐 이륙시 등에 받는 압력이 낯설어서인지 강하게 느껴졌었다. 오금이 저릴 정도로. 그리고 지금과 같은 노을이 지는 풍경에 창문에 코가 눌리도록 바짝 붙어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파랑으로 시작하여 빨강, 주황, 노랑, 초록으로 이어지는 하늘은 지금껏 내가 알던 하늘이 아니었다. 내 발 밑의 구름들, 마치 양탄자와 같은 질감을 가질 것이라고 시각으로 느끼며 음미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임을 주는 것으로 가득했던 하늘, 이제는 익숙함으로인해 내 옆에 창문이 없어도 아쉬워하지 않으며 노을이 지는 풍경은 머릿속으로만 그린다. 등으로 느껴지는 압력은 성가실만큼의 존재감조차 없다. 


하지만 이 하늘은 지금도 구름 위의 어느 소년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동경의 대상이 될 것이며, 생애 처음 맛보는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선사하고 있을테다. 한 소년에게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두근거림의 잔물결이 가슴 한 켠에서 빛나고있다. 이미 어두워진 창밖 하늘의 별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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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노트에 끄적여놓았던 메모 ㅎ

정보전달과 같은 어떤 구체적인 목적이 없는 수다와 같은 글을 써보는 것은 느낌이 낯설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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